1554년 오스만 제국(튀르키예)의 수도였던 이스탄불(Istanbul)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초기 커피하우스가 문을 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세계 최초의 상설 커피하우스로 알려져 있으며, 커피문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역사적 전환점으로 평가됩니다.
커피는 이미 예멘에서 전해져 궁정과 일부 상류층에서 마시고 있었지만, 일반 시민들이 자유롭게 모여 커피를 마시며 대화할 수 있는 공공 공간(Public Coffeehouse)이 등장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습니다.
이후 이 모델은 유럽 전역으로 전파되어 오늘날 카페 문화의 원형이 되었습니다.

1. 창업자
알레포Aleppo* 출신의 하켐Hakem과 다마스쿠스Damascus 출신의 셈스Şems
역사가 이브라힘 페체비 에펜디의 기록에 따르면, 1554년 (히즈라력 962년)의 사건들을 "주후리 커피"라는 제목 아래 다음과 같이 기록했습니다. "...이때까지 이스탄불과 루멜리아 전역에는 커피나 커피숍이 없었습니다. 962년에 알레포 출신의 하켐이라는 사람과 다마스쿠스 출신의 세련된 셈스라는 사람이 와서 타흐타칼레에 큰 가게를 열고 커피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두 사람은 각각 시리아의 알레포와 다마스쿠스에서 이스탄불로 건너와 커피를 판매하는 공간을 열었습니다.
셀림 1세가 예멘을 직접 정복한 것은 아니지만, 그의 재위기에 오스만제국이 시리아와 이집트를 장악하면서 홍해와 동지중해를 연결하는 교역망에 대한 영향력이 크게 확대되었습니다. 이로써 예멘에서 생산된 커피가 카이로를 거쳐 이스탄불로 유통될 수 있는 정치적·상업적 기반도 강화되었습니다.
이후 셀림 1세의 아들인 쉴레이만 1세가 오스만제국의 전성기를 이끌면서 커피는 궁정과 도시 사회를 중심으로 더욱 널리 확산되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16세기 중반 이스탄불에 초기 커피하우스가 등장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다만 개업 시기는 사료에 기록된 이슬람력 962년을 서력으로 환산하는 방식과 자료의 해석에 따라 1554년, 1554~1555년, 또는 1555년으로 다르게 표기됩니다. 따라서 가장 신중한 표현은 다음과 같습니다.
16세기 중반인 1554~1555년경, 시리아 출신의 하켐과 셈스가 이스탄불에 초기 커피하우스를 열었다고 전해진다.
2. 왜 타흐타칼레였을까?
타흐타칼레는 오늘날 이스탄불의 대표적인 상업지구였습니다. 금각만 항구와 가까워 시리아 ·이집트 ·예멘 등지에서 온 상인과 선원, 장인들이 모이는 곳이었습니다. 당시에는 향신료, 비단, 커피, 향료 무역이 활발하던 시장 중심지였습니다.
후에는 이 지역 거리가 Tahmis Sokak(커피를 볶고 분쇄하는 거리)라는 이름으로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예멘에서 생산되어 홍해와 시리아를 거쳐 유통 커피가 이스탄불 시민에게 소개되기에 가장 적합한 장소였습니다.
17세기 오스만 제국의 주요 영토

3. 당시 커피하우스의 모습
초기 오스만 커피하우스에서는 단순히 커피만 마신 것이 아니었습니다.
제즈베에서 끓인 진한 무여과 커피를 작은 잔에 제공한 커피를 음용하면서
커피하우스에서 제공되는 도시 소식, 상업정보, 정치와 사회문제를 토론했습니다.
책과 문서를 읽거나 다른 사람들의 낭독을 듣는 독서문화,
시 낭송, 이야기꾼의 설화와 공연같은 문학,
체스, 주사위, 백개먼과 비슷한 타블라등의 놀이 문화도 커피하우스에서 꽃피었으며
상인, 장인, 지식인, 관리들이 만나는 교류문화가 발달하여 인맥을 형성할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커피하우스는 후대에 '지혜의 학교' 또는 '말의 학교'와 같은 공간으로 묘사되었습니다.
가정·시장·모스크 외에 일반 남성들이 자유롭게 모일 수 있는 새로운 도시 공공공간이 생긴 것입니다.

4. 커피하우스가 가져온 변화
1) 최초의 도시형 커피 문화
커피는 이전에도 예멘·메카·카이로 ·다마스쿠스에서 마셨지만, 이스탄불의 커피하우스는 커피를 오스만 제국의 대중적인 도시문화로 확산시킨 중요한 전환점이었습니다.
2) 정보와 여론의 공간
사람들은 커피하우스에서 소문과 뉴스를 교환하고, 국가 정책이나 관리들을 비판했습니다. 문자 해독 능력이 없는 사람도 낭독과 대화를 통해 정보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
3) 통치자들의 경계
커피하우스가 정치적 대화와 집단 여론의 중심이 되자 오스만 정부는 이를 잠재적인 반정부 공간으로 보기도 했습니다. 이후 여러 술탄 시대에 커피하우스가 일시적으로 폐쇄되거나 감시 대상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수요가 워낙 강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4) 유럽 카페문화의 기반
이스탄불을 방문한 베네치아 ·영국 ·프랑스 상인과 외교관들은 오스만 커피문화를 유럽에 소개했습니다. 이후 17세기 베네치아 ·런던 ·파리 ·빈 등에 커피하우스가 생기면서 유럽의 카페문화로 발전했습니다.
단, 이를 "세계 최초의 커피하우스"라고 단정하기보다는 이스탄불 최초이자 오스만제국의 대중적 커피하우스 문화를 본격적으로 확산시킨 사례라고 표현하는 것이 역사적으로 더 정확합니다. 그 이전에도 메카 ·카이로 ·다마스쿠스 등에는 커피 음용 공간이 존재했기 때문입니다.


이 그림은 16~17세기 말 초 오스만 제국 이스탄불이 커피하우스 풍경을 묘사한 오스만 세밀화(미니어처)로
커피하우스의 여러 활동을 층별로 나누어 배열합니다.
1. 위쪽
커피를 준비하고 마시는 공간입니다.
오른쪽 위에는 작은 잔과 커피 기물이 놓인 쟁반이 보입니다.
커피하우스의 주인이나 종업원이 커피를 준비해 손님에게 내는 장면으로 해석 됩니다.
가운데 위쪽의 남성들은 작은 잔을 들고 커피를 마시고 있습니다. 학자나 관리로 보입니다. 당시 오스만 커피는 손잡이가 없는 작은 잔에 담겨 제공되었으며, 천천히 마시면서 대화하는 것이 중요한 사교행위였습니다.
2. 가운데 라인: 독서와 지적 대화
화면 중간에는 책이나 종이를 들고 있는 사람들이 여럿 보입니다. 일부는 글을 읽고, 일부는 옆사람과 토론을 하는 듯 합니다.
이는 커피하우스가 단순히 음료점이 아니라 1) 시와 문학을 읽는 장소 2) 학문과 종교를 토론하는 장소 3) 도시 소식과 정치 이야기를 나누는 장소 4) 이야기꾼의 공연을 듣는 장소임을 의미합니다.
3. 메다흐meddah
중앙에 검은 옷을 입은 남성이 홀로 서있습니다. 이러한 배치는그가 단순한 손님이 아니라 이야기꾼, 낭송가, 공연자일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오스만 커피하우스에서는 전문 이야기꾼인 메다흐meddah가 역사, 영웅담, 풍자극과 도시 소문을 들려주기도 했습니다. 관객들은 그를 둘러싸고 앉아 공연을 들었습니다.
4. 아래쪽: 음악과 오락
대부분 흰 터번을 쓰고, 빨강, 파랑, 노랑, 초록의 긴 겉옷을 입고 있습니다.
복식의 색깔과 모자 형태가 서로 다른 것은 이스탄불 커피하우스에 다양한 직업과 계층의 사람들이 모였음을 암시하며, 상인, 장인, 군인, 학자, 종교인 등이 같은 공간에서 커피를 마시며 교류할 수 있었습니다.
5. 오스만 세밀화의 표현 특징
선명한 원색, 세밀한 복식과 문양, 위에서 내려다보는 듯한 시점, 여러 시간을 한 화면에 표현, 인물의 개성보다 사회적 역할을 강조합니다.
그림의 핵심은 커피하우스는 커피를 마시면서 독서와 토론, 이야기 공연, 음악, 정보교환, 사교활동의 기능이 결합된 공공문화 공간이었습니다.
베타 예니 한 1554 커피박물관Beta Yeni Han 1554 kahbe Müzesi
1554년에 하켐과 셈스가 문을 연 최초의 커피하우스 건물이 있던 장소는 베타 예니 한Beta Yeni Han이 가장 유력한 역사적 장소로 알려져 있습니다. 타흐타칼레 중심부이면서 최초의 커피문화가 시작된 지역이고 역사적 조사와 발굴을 통해 1554년 최초의 커피하우스 터와 연결되는 장소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2024년 12월 5일 이 건물안에는 1554 커피 박물관Beta Yeni Han 1554 Kahbe Müzesi이 개관했습니다.
박물관에서는 오스만 커피 문화, 최초의 커피하우스 역사, 커피 로스팅 도구, 전통 커피잔, 오스만 시대 커피 기구, 역사자료 등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복원 과정에서 16세기 석조 커피 화로, 커피를 볶던 공간 등이 발견되어 터키 문화관광부는 이 곳을 "커피의 탄생지Zero Point of Coffee" 중 하나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카흐베 프르느Kahve Fırını: 커피 볶는 화덕


* 알레포Aleppo(아랍어 할라브Halab)
. 시리아 북서부에 위치한 도시
. 세계에서 가장 오래 지속적으로 사람이 거주한 도시 가운데 하나.
알레포는 동서양을 연결하는 실크로드Silk Road의 핵심의 거점으로
이 곳을 통해 중국의 비단, 인도의 향신료, 페르시아의 작물, 아라비아의 향료, 예멘의 커피 등 지중해와 유럽으로 이동했다.
오스만 시대에는 다마스쿠스를 대신해 동방 상품이 지중해로 향하는 가장 중요한 국제 무역 중심지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1516년 오스만 제국에 편입된 이후 알레포는 제국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특히 16~17세기에는 베네치아, 프랑스,영국, 네덜란드 등 여러 유럽 국가가 영사관과 무역 거점을 설치했을 만큼 교역이 활발했다.
알레포 성채Citadel of Aleppo, 알레포 대모스크Great Mosque of Aleppo, 알마디나 수크Al-Madina Souq, 수많은 카라반사라이Khan와 하맘(공중목욕탕)



알레포 성채 Citadel of Aleppo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성채. 수천년동안 도시를 방어하는 군사 요새이자 왕궁, 행정 중심지로 사용.
약 50m의 높은 언덕위에 깊이 20m, 폭 30m 전후의 해자를 두르고 하나뿐인 석조 다리를 건너야 들어가, 여러번 꺾여 들어가는 미로형 구조의 성문을 지나야 들어갈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1986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



알레포 대모스크, 우마이야 모스크 Great Mosque of Aleppo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이슬람 사원 가운데 하나. 8세기 우마이야 왕조 시대에 건립되어 우마이야 모스크라고도 불립니다.
이곳에는 예언자 즈카리야Zakariyah( 세례 요한의 아버지)의 유해가 안치되어 있다고 전해져 무슬림뿐 아니라 일부 기독교인에게도 역사적, 종교적으로 중요한 장소로 여겨집니다.



알마디나 수크 Al-Madina Souq
실크로드 시대부터 동서양 상인들이 모여들던 국제 무역의 중심지.
약 13km에 이르는 아케이드형 시장 거리로, 세계에서 가장 긴 전통실내시장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카라반사라이Caravanserai
카라반사라이는 실크로드를 오가는 대상과 여행자들이 숙박하고 휴식하며 물품을 보관하던 대형 여관 겸 무역기지입니다.
카라반Caravan은 대상,낙타나 말을 이용한 상인 무리를 뜻하고, Saray는 페르시아어로 궁전, 큰 궁전이라는 뜻입니다.
카라반사라이는 장거리여행객들과 상인들의 숙소이면서, 비단, 향신료, 금속, 커피등의 거래가 이루어지며, 정치, 경제, 전쟁, 물가, 기후 드으이 정보를 교환하고, 동서양 언어, 종교, 음식, 기술이 만나는 장소였습니다.



하맘Hammam
터키식 공주목욕탕. 단순히 몸을 씻는 장소가 아니라 목욕, 휴식, 사교, 건강관리, 종교적 정결 의식을 함께 수행하는 오스만 제국의 대표적인 생활문화 공간
*다마스쿠스Damascus
시리아의 수도이자 세계에서 가장 오래 지속적으로 사람이 거주한 도시 가운데 하나.
약 50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고대부터 현재까지 중동의 정치, 종교, 상업, 문화중심지 역할을 해왔다.
다마스쿠스 역시 알레포와 함께 실크로드의 핵심 거점이자, 제국 최대의 국제 상업도시 가운데 하나였다.



*제즈베(Cezve, 체즈베)
제즈베Cezve는 터키식 커피를 끓이는 전통적인 작은 커피 주전자이다. 영어권에서는 이브릭Ibrik이라는 이름으로도 많이 알려져 있지만, 터키에서는 Cezve가 공식 명칭입니다.
1554년 이스탄불 최초의 커피하우스에서도 커피는 바로 이 제즈베를 이용해 숯불 위에서 끓여 손님에게 제공되었습니다.
제즈베의 특징은 좁은 입구와 넓은 바닥, 긴 손잡이와 주둥이가 있고, 이 구조는 거품 유지, 향 보존, 넘침방지에 유리합니다.
전통적인 제즈베의 재질은 구리, 황동이며, 안쪽은 주석으로 도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에는 스테인리스, 은, 세락믹 제품도 사용됩니다.
크기는 1잔용~4잔용으로 구분되며 용량은 60~300ml 정도입니다.
추출방법은 제즈베에
물, 아주 곱게 분쇄한 터키 커피, 설탕을 넣고
끓기 직전 거품이 올라오면 불을 끄고,
이 과정을 2~3회 반복하여 풍부한 거품을 만듭니다.
거품까지 함께 잔에 따라 제공하는 것이 전통적인 방법입니다.
역사
제즈베는 16세기 오스만 제국에서 커피문화가 발달하면서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1554년 이스탄불 최초의 커피하우스에서도 제즈베를 숯불 위에 올려 커피를 끓엿으며,
이후 이 방식이 발칸반도, 중동, 북아프리카, 그리스 등으로 퍼져 나갔습니다.
제즈베Cezve는 터키에서 커피 추출 용도로 쓰였고, 이브릭Ibrik은 터키, 아랍식 커피 추출 및 물 따르기 용도로 아랍권과 영어권에서 많이 쓰였고, 제즈베와 달리 형태가 다양했습니다.
Cezve/Ibrik Championship이라는 세계적인 대회도 있다. 참가자들은 제즈베 사용 기술, 거품의 품질, 추출 균형, 서비스 등을 평가받는다.
제즈베는 세계 최초의 커피 추출 도구 중 하나로
1554년 이스탄불의 커피하우스에서 시작된 제즈베 추출방식은 현대 에스프레소 머신보다 약 350년 앞선 커피 추출 기술로 오늘날에도 터키, 중동, 발칸지역에서 전통 방식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



쿰 타바스Kum tavası: 모래를 담는 팬
쿰다 카흐베 오자흐 Kumda Kahve ocağı : 모래식 터키커피 화로, 머신


1582년 오스만 궁정 축제 기록인 <쉬르나메이 휘마윤Surname-i Hümayun>에 실린 커피 판매대
그림을 자세히 보면
직사각형 조리대 위에 둥근 구멍, 중앙에 뚜껑 있는 큰 용기, 종업원이 커피를 잔에 따라 제공함, 손님들은 작은 잔을 들고 있습니다.
이 조리대가 모래를 담은 쿰 타바스Kum tavası인지, 숯불 화로 또는 금속 가열판인지는 그림판으로 확정할 수 없습니다.
*
https://istanbulansiklopedisi.org/handle/rek/31099
https://koselig.ltd/pages/coffee-hi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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